[SKY] HR News - 12월 4주차
News 1. 스타트업 CTO 근로자성 부정…법원 “계약서보다 실질적 재량권이 우선”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형식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무시간이 명시되어 있었더라도, 실질적인 업무 재량권을 행사하고 경영진으로서의 대우를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계약의 형식보다 업무의 실질과 경영 참여도, 보수의 성격을 우선시하는 사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은 반도체 스타트업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하 '중노위')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A사가 역량 강화를 위해 B씨를 CTO로 영입하면서 시작됐다. A사는 B씨에게 대표이사 다음가는 직위와 일반 직원보다 높은 보수, 회사 주식 5%를 지급했다. 이후 회사가 B씨를 해임하자, B씨는 자신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B씨의 손을 들어 부당해고로 판정했으나, 법원은 이를 뒤집고 B씨의 근로자성을 부정했다.
재판부는 B씨가 비록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상 근무시간과 장소가 기재되어 있었으나, 실제 근무 과정에서는 이에 구속되지 않고 재량권을 행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순히 직함만 임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영 판단 과정에 참여하고 고도의 재량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대표이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은 채 업무를 수행했다. 보수 성격에 대해서도 법원은 "일반 근로자와 현저히 다른 수준의 임금을 받았고, 회사 주식을 취득한 뒤 추가 투자 의사까지 보인 점을 고려할 때 지급된 금품을 순수한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는 등기이사였음에도 실제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근로자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회사가 자본금 2,000만 원 미만의 소규모 법인으로 상법상 이사회 설치 의무가 없는 점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회사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4대 보험에 가입시킨 사정에 대해서도 "이는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에 불과하다"며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B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해고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부당해고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임원 근로자성 리스크를 관리하려면 △근로계약이 아닌 임원 위임계약 체결 △전결권·예산·인사에 대한 실질적 권한 부여 △고정급 비중 축소 및 스톡옵션이나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등 성과급·지분 보상 확대 △이사회 설치 기업의 경우 이사회 참여 및 의결 기록의 명확화 등이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News 2. “회사 몰래 4년 재택근무”…법원 “업무 수행했다면 임금 반환 의무 없어”
회사에 알리지 않고 약 4년간 재택근무를 해온 직원에게 지급된 임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설령 회사 방침에 위반된 근무 형태라 하더라도, 실제로 근로가 제공되었고 사용자가 이를 인지한 이후에도 별다른 시정이나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사후적으로 임금 반환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비영리법인 C사가 전 직원 D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C사가 2019년 D씨를 채용해 사무실 관리 및 번역 업무를 맡기면서 시작됐다. D씨는 1인 근무 환경을 틈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4년간 회사의 승인 없이 재택근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 과정에서 퇴직금 등 정산 문제로 다툼이 생기자, C사는 “D씨가 사무실에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고 급여를 받아 갔다”며 4년 치 급여의 약 70%인 1억 1,700만 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D씨 역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무실에 없었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업무는 정상적으로 수행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D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임금이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에 해당하려면 근로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며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업무 성격상 반드시 사무실 출근이 전제돼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코로나19 시기 재택근무가 사회적으로 권고되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근로 제공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C사는 D씨의 부재로 인해 프로젝트 실적이 감소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특히 법원은 사용자의 묵인 여부를 중요하게 봤다. 대표자는 늦어도 2022년 11월 무렵 메신저 대화를 통해 D씨의 재택근무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출근 지시나 징계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상급자 역시 이를 알고도 문제 삼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재택근무를 묵인 또는 용인한 정황으로 보았다. D씨가 퇴직 과정에서 상여금이나 퇴직금 일부를 포기하겠다고 언급한 점 역시, 근로 자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자백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C사의 임금 반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택근무·외근·원격근무가 혼재된 기업 환경에서는 △근무 형태에 대한 명확한 사전 규정 △상시적·객관적 근태 관리 체계 △위반 발견 시 즉각적인 시정 지시 및 기록화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퇴직 이후에 ‘임금 반환’이나 ‘부당이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인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재직 중 관리와 대응이 사실상 유일한 리스크 관리 수단이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News 3. 퇴사 직전 도면 500개 빼돌려 창업한 50대…법원, 징역 2년 6월 ‘실형’
퇴사 과정에서 회사의 핵심 기술 도면 수백 개를 반출해 개인 사업에 활용한 전직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장기간·조직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한 행위를 중대한 범죄로 보고, 단순 자료 보관이 아닌 ‘의도적 유출 및 상업적 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방법원은 선박용 터보차저 제조업체 E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한 전직 부장 F씨에게 업무상배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F씨와 공모해 유출 도면을 바탕으로 부품을 제작·판매한 협력업체 대표 G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F씨가 설립한 법인에는 벌금 1억 원이 선고됐다 .
F씨는 약 8년간 E사에서 근무하며 터보차저 핵심 부품의 공차치수, 열처리 기술 등이 포함된 설계 도면에 접근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그는 2016년 퇴사하면서 회사가 영업비밀로 엄격히 관리하던 전자 도면 파일 336개와 출력 도면 202장을 반환·폐기하지 않은 채 반출했고, 이후에도 이메일·USB·메신저 등을 통해 총 1,200여 개 이상의 도면 파일을 추가로 확보해 개인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